PC에서 모바일로 사업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NHN이 ‘버티컬 플랫폼(특정 관심사·고객층만을 공략하는 서비스 플랫폼)’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

 
버티컬 플랫폼은 거대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는 포털이 미처 지배하지 못한 틈새 시장을 발견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음악·게임·교육·커머스·광고 등 특정한 관심 분야별로 서비스를 내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NHN이 모바일 서비스용으로 내놓은 앱은 40여개에 달한다. 이 중에는 카페·지식인·미투데이·블로그 등 NHN의 기본 서비스 뿐 아니라 주소록 백업·메모·캘린더·알람시계·가계부 등 일반적인 유틸리티 기능 앱이 다수 포함돼 있다.

 
최근에는 패션 SNS(가칭 ‘원더’), 커피숍 쿠폰 적립 앱 등 전혀 다른 서비스 개발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에서 시장성만 있다면 뭐든지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8월 선보인 커뮤니티 SNS 앱 ‘밴드’도 기존 카페 앱과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효과) 우려가 있었지만 독립된 서비스로 내놓으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는 ‘모든걸 한데 모아놓고 보던’ PC웹과 달리 다양한 앱 중심의 소비 문화가 정착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풀이된다. 온라인 서비스를 그대로 모바일로만 옮겨놓아선 더이상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없다는 판단이다.

 



비단 모바일 뿐 아니다. NHN은 PC에서도 개별적인 서비스에 집중한 행보를 보인다. 15일 선보인 ‘네이버 웹소설’을 ‘네이버 웹툰’과 독립해 서비스하는 것이 예다.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1본부장은 “출판 시장에선 만화를 보는 사람이 일반 도서에 대한 교차 구매가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며 “어느 특정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주제에 맞는 콘텐츠만 주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NHN으로선 막대한 포털 트래픽을 기반으로 무수한 버티컬 영역에 하나씩 앱을 배치해 띄우고 이용자를 다각도로 유입하는 것이 당연한 셈법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NHN이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나 개인 개발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서비스 영역에까지 세를 뻗치는 것에 대해선 지적이 제기된다. 한 모바일 앱 개발사 대표는 “동료 창업자들 사이에선 네이버가 알람시계까지 만들 이유가 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NHN은 PC웹에서도 검색 점유율(70%)을 바탕으로 한 시장 지배력을 가격 비교, 오픈마켓, 부동산 매물 정보 등 다른 분야로 전이해왔다. 때문에 기존 유통 업체는 사라지거나 크게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NHN을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해 일정 수준 이상의 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는 이유다.

 
관련 업계에선 “좁은 내수 시장에서 골리앗 네이버와 싸워 이길 다윗 벤처는 희박하다. 제동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네이버 또한 글로벌기업과의 경쟁에서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자칫 섣부른 규제가 역차별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인터넷은 글로벌한 특성을 가진 산업인데, 특정 한국 법인만을 대상으로 규제를 가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신중론을 내비치고 있다.